

[박은경의 저공비행] 졸리와 재범
28일 열린 앤젤리나 졸리의 기자회견 전 사회자의 안내가 있었다. 인터뷰 전 사진을 자유롭게 찍되, 인터뷰 중에는 촬영을 삼가 달라는 것이었다.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제한도 두지 않았다.
졸 리는 어떤 질문이든 성실하게 답했다. 가장 신선했던 것은 자신의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이었다. 그녀는 섹시함에 대해 "브래드 피트가 나를 원할 때 내가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남편인 브래트 피트나 아이들, 입양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그 녀는 "남편은 남자들이 날 때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남자들을 때려눕히는 액션은 좋아한다"며 팬들이 관심이 높은 사생활과 영화를 잘 버무려 답했다. 개인사와 영화홍보등 어느 질문이든 거칠것없이 자신있어 보였고 공개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기자회견 도중 일주일 전에 열린 한 기자회견이 오버랩 됐다.
바로 재범의 영화 '하이프네이션 3D'의 기자회견 이었다. 그룹 2PM의 멤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재범은 지난해 9월 '한국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어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후 당시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가 "치명적인 사생활 문제"를 언급하며 그를 영구 제명했고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이날 재범은 '사건'에 대한 설명 혹은 해명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사생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됐지만 사회자의 제지속에 재범도 답하지 않았다. "영화를 위한 행사이니 영화 관련된 질문만 해달라"는 말만 돌아왔다.
영화 홍보자리이니 만큼 이해는 한다. 하지만 대중이 가장 궁금해 하는 문제를 애써 비켜가버려 기자회견의 의미는 사실상 퇴색됐다.
비록 떳떳하지 못할지라도 스스로의 입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대중들을 향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시키려는 노력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공인으로서 책임은 지지 않고 홍보만 하겠다는 얄팍한 상술만이 느껴졌다면 기자만의 오해일까?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